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파도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있네 파도가 거푸거푸 절벽을 오르고강아지처럼 낑낑대고 마을은 밤새 불을 끄지 않는다네 -최광임 시인, ‘아제나스 두 마르*’*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 : 포르투갈 신트라Sintra에서 가는 절벽 마을글쓴이 최광임 시인. 전북 부안 변산 출생. 2002년 《시문학》 등단. 시집『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 『도요새 요리』. 디카시 해설집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2015년 대전문학상 수상. 현재 《시와경계》 발행인. 계간 《디카시》주간 · 한국디카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설득과 협상 중심의 정치인이라기보다 행정적 절차의 마련과 집행, 대표로서의 권한 행사에 거리낌없는 조직 수장으로서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결과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을 거의 완성한 모습이다. 이러한 '냉정함'의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정세도 있지만 어려운 성장과정에서부터 출발해 지금에 이른 이재명 스타일을 짚어보았다. 아울러 선거 결과가 나쁘면 뒤집힐까? 이 부분은 의견이 엇갈렸다. 결론의 타당성을 떠나 어떤 포인트에서 그렇게 보는지를 살펴보자. [편집자 주]
2024년은 '선거의 해'다. 1월의 대만 선거에 이어 2월 14일에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인도네시아 대선이 싱겁게 끝났다. 6월 결선투표까지 가리라는 전망 대신 1라운드에서 과반이 넘는 지지(56.4%)로 프라보워와 기브란이 당선됐다. 대통령 당선자 수비안토는 독재자 수하르토의 사위이자 그 자신 적극적으로 민주화 인사를 탄압한 구시대적 인물인 데다, 부통령 당선자 기브란은 현 대통령 조코위의 아들로 내세울 거라고는 '젊음'뿐인 정치 경력 2년차의 신인이다. 이런 조합을 택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속마음은 무엇인지 선거의 속사정을 살피
노래 하나의 날갯짓이 스페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2024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스페인 대표로 참가하는 네불로사의 노래 가 주인공이다. 원뜻은 '암여우' 정도의 단어인데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여성비하 표현이라고. 여성혐오 호칭을 적극적으로 가져와 원래의 소용을 무력화하자는 호평과 지지가 한쪽. 다른 한쪽에서는 페미니즘의 성과를 후퇴시킨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스위스에 사는 김진경 작가가 이를 들여다보는 재미있는 글을 보내왔다. 먼저 각자 찾아서 노래를 들어보고,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에서의 논쟁을 다룬 글을 읽어보자.
돌아온 정국방담 두 번째는 총선 탐색 모드에 좀더 다가간다. 한동훈 위원장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는 보수 유권자층 내부에서의 결집일 뿐이라는 게 대담자들의 촌평/총평이다. ‘대통령의 KBS 대담 실패로 김건희 명품백 파문이 선거에 미칠 영향은 더 커졌다’,‘ 야당 내 운동권 청산론은 다선 배제로 이어질 것이다’ 등에도 의견이 모아졌다. 이낙연의 복수심이 제3지대 신당을 일정하게 성공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편집자 주] 두 당의 각오, 그것 참 어설프네...가오리: 설 연휴를 지나면서 총선 민심이 서서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원장 임기를 마치고 강원도 태백병원(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이하 태백병원)에 출근을 시작한 김선민 원장이 작가가 됐다.의대생으로 한참 실습하던 중 ‘선천성 담관낭종' 판정을 받고 수술받기를 몇 차례. 다 나았나 싶은 때에 대장암 선고를 받았다. 《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는 암을 극복한 생존자이자 두 번의 결혼 그리고 여성 리더로 살아온 이의 기록이다.따로 떼어놓고 보면 누군가 하나쯤은 갖고 있을 '이력'인데, 이 모든 게 합쳐져 온다면, 이 과정이 결코 예사롭지 않았을 게 짐작간다. 김 원장은 "위
지난 2022년 7월 23일, 한국 경찰 역사상 처음이다. 전국경찰서장 연석회의.경찰청장만이 소집할 수 있는 회의를 총경(경찰서장)이 소집한 결과다.이날 연석 회의에는 54명의 총경(경찰서장)이 직접 참여했다. 140명은 화상회의로 참석했다. 350명의 실명 화환이 '무궁화동산'을 이뤘다(《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15쪽).경찰청장의 해산명령이 있었지만 오후 6시까지 회의는 이어졌다.35년간 대한민국 경찰이었다는 류삼영 전 총경은 "경찰국 신설을 반대했을 뿐인데, 돌아온 건 지독한 릴레이 보복인사였다"고 말했다.류 작가는 "경찰서
대한민국 국민은 고려에 대해 얼마나 알까.조선의 뿌리인 고려는 쿠데타에 의해 멸망한 나라다. 승자의 역사만 기억하고 교육 역시 그것에만 집중한 우리는 고려를 잘 모른다. 《한국인의 탄생》을 쓴 홍대선 작가는 "고려 시대에 이르러 왕가가 소유하는 게 아닌 '통치'하는 나라로 진화했다"며 "고구려, 백제, 신라, 발해 등 삼한의 후예들이 ‘우리는 운명 공동체구나’라는 민족의식을 처음 갖게 된 나라"라고 설명했다.비록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세웠지만, 그들은 현종을 비롯한 6명의 고려왕의 제사를 지냈다. 역사 발전에서 치명적으로 중요한 왕조
당신은 중환자의학을 동경하는 스물한 살 의대생이다. 내과 병동 실습을 돌던 어느 날 응급실에 실려 갔고, 어린 시절 수 차례 했던 까닭 모를 배앓이의 병명을 그때 처음 들을 수 있었다. ‘선천성 담관낭종’. 날 때부터 담도가 길어서 생기는 희귀병이다. 1년 후엔 다시 담도폐쇄, 두 번째 개복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도 담도는 계속 말썽을 부렸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새로운 시술을 번갈아 가며 받는 환자의 시간이 끝나갈 무렵, 이번엔 대장암 3기란다. 그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남들 하는 거 다 하면서’ 살았다. 일단 여기까
이 '정국방담'을 부활했다. 창간 이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은근히 인기를 끌어온 코너다. 익명으로 3-4인이 포장마차 대담처럼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시즌2의 첫 회에서는 한동훈 파동, 이재명의 심중, 양당 공천의 진로, 조국발 개헌론의 무산 배경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명품백만 느껴진 거야…가오리: 정치가 돌아온 건지, 여권 내 권력 갈등의 시작인지, 대통령이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회의도 불참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밀덕: 기본적으로 윤석열-김건희-한동훈
2024년 피렌체의 식탁을 함께 차릴 '셰프'들을 소개합니다.피렌체의 식탁 편집부는 2024년도에 총 13명의 새로운 필진을 모셨습니다. ESG를 비롯해 AI, 과학기술스타트업, 통계, 법과 사람, 책, 별과 하늘, 여행, 농촌과 지역의 사람사는 이야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재를 시작합니다.한편 2024년은 우리나라의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미국 등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입니다. 먼저 총선에 맞춰 유권자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기기획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피렌체의 식탁이 늘 차려왔던ㅡ
#고려 #서울의봄 #연금 #이-팔전쟁 #ESG #반도체전략 #미중갈등 #선거 #몰락의시간 #책과 시 그리고 우리 살의 이야기 올 한 해 (이하 피렌탁)을 찾은 독자들이 관심을 보인 기사에서 건진 대표 키워드입니다. 현대사(서울의 봄)와 중세사(고려-거란전쟁) 칼럼에 대한 높은 열독율은 우리는 누구이며 오늘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관심일 것입니다. 아울러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국제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이-팔 전쟁, 미중갈등, 반도체 전략). 피렌탁 편집부는 올 한 해 총 405건의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연내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개시도 못했다2023년이 이제 2주 남았는데, 올해 안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 도입' 시범사업의 개시 소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논의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조정훈 의원(당시 시대전환, 현 국민의 힘)은 이 업종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가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지시했다.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오는 12월 15일 수잔 손튼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미·중 전략 경쟁, 출구는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메디치미디어 과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미국 태평양세기연구소가 지난 9월부터 진행하는 '미국과 세계' 강연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강연이다.수잔 손튼은 1991년부터 미국 국무부 유라시아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 30여 년간 근무했던 고위 외교관으로, 현재는 예일 법학대학원 폴 차이 중국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8년 7월까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맡았으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라는 모나리자. 정작 루브르에 가서 보면 뭔가 '에계계' 소리가 절로 난다죠. 작기도 작고,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감상하기도 어렵고... 그런데 그냥 애초에 그림이 별로일 수도 있는 거죠. 모나리자가 명화 no.1인 건 루브르만의 미술사인 것. 폴란드에 다녀온 사람들은 다빈치의 진짜 걸작은 크라쿠프에 있다고도 하니까요(그림은 아래). 파리-루브르의 명성에 못 미치니 작품도 덜 평가받는 거라고요. 어쨌든 모나리자가 가장 유명한 건 사실이고, 그래서 패러디도 참 많이 된 작품입니다. 에 모나
“고단한 한국인? 우리는 고생하려고 태어났다. 기획 부동산 사기를 당해 하필 이 땅에 터를 잡은 단군 할배(할아버지)부터가 문제다. 그것 만인가? 포식동물 호랑이와 잡식동물 곰이 무슨 마늘을 100일간 먹어대나. 덕분에 내장에 있는 세균들은 어지간히 정리됐긴 하지만.”《한국인의 탄생》. 책 제목은 엄격하나 내용은 앞의 인용구처럼 웃음을 자아내는 구절이 잔뜩이다. 저자 홍대선은 한국인의 조상 셋을 소환해 이야기를 푼다. 그 시작은 모두가 아는 '단군 할배'다. 이 할배는 신화적 영역에서 시작한 이야기의 뿌리다. 저자는 ‘한(국)’ 민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학교 석좌교수가 '세계와 미국: 자유주의적 시각에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메디치미디어 과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태평양세기연구소가 주최하는 제임스 레이니 '미국과 세계' 4회차 강연이다. 문정인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아 열린 대담으로 진행되는 본 강연은 12월 8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온라인 줌(Zoom)으로 참석할 수 있다.연사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프린스턴대학교 정치학과 국제관계론 석좌교수로 세계 질서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는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미국의 자유주의 전통에 기반한
아침 출근길 지하철, 휴대폰에 코박고 있는 동료시민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순간이 종종 있다. 무슨 재미난 걸 보시나 힐끔하면, 높은 경우의 수로 에버랜드의 판다가족 동영상이다. 고백하면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3년 국내 첫 자연번식의 산물 푸바오가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면, 요새는 생후 백일을 넘겨 걸음마를 시작한 루이바오, 후이바오 쌍둥이 자매의 잔망애교 덕에 혼잡한 지하철 속에서도 하루의 시작이 평화로울 수 있으리라.판다에 몰두하는 오늘 여기의 현상은 각박한 경쟁의 한국사회를 관찰하는 사회심리학적 주제인데, 국제적인